하이브리드 포이에시스(2015)
- 하이브리드미래문화연구소
- 조회수89
- 2023-04-19
하이브리드 시대, 무엇을 생각할 것인가
더 이상 ‘하이브리드 시대에 살고 있다’는 표현이 새롭거나 낯설지 않다. 두 기술이 녹아든 상품이 출시되고 문화가 뒤섞여 이전에 없던 새로운 담론이 쏟아지는 지금, 그저 쫓아가기에 급급할 것인가 아니면 앞으로의 문화를 예측하여 나아갈 것인가. 그리스어로 ‘무언가를 의도적으로 만들어 냄’을 뜻하는 ‘포이에시스’는 이 책에서 자연과학 및 테크놀로지의 성과와 인문학적 반성의 사유를 융합함으로써 미래를 향한 창조적 결실을 지향함을 의미한다. 인간을 의심하는 데 익숙한 인문학자들이 그 경계를 허물고 인간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자연과학에 대해 의심을 품고 사유할 때, 반대로 자연과학은 기술의 발전이 아닌 인간을 위한 발전을 모색하게 되지 않을까. 이 책은 그 실천의 첫걸음이자 인문학과 자연과학 상호 소통의 장이다.
경계를 넘나드는 통찰
이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되었다. 이론적 기반에 해당하는 1부 ‘이미 시작된 미래’는 현재 과학과 테크놀로지가 얼마나 발전하였는지 짚어보고 이를 토대로 미래의 삶을 조망한다. 2부 ‘깊어지는 시선’에서는 테크놀로지에 대해 찬반양론이 뜨거운 오늘날의 현실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반성적 사유를 펼친다. 마지막으로 3부 ‘새로운 형식들’에서는 테크놀로지와 인문학의 하이브리드가 만들어낸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오랫동안 하이브리드 현상에 주목해 온 하이브리드미래문화연구소 연구자들의 논구는 전공을 넘나들며 철학적?윤리적?미학적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다. 특히 전통적으로 인문학에 속하는 철학, 문학, 미학 전공 학자들의 인문학적 성찰 외에도, 무용학(김주희), 음악학(양인정), 경제학(김인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학문과 문화를 토대로 한 하이브리드 담론은 풍부한 생각거리를 제공한다.
무엇을 만들어 갈 것인가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서로 다른 이종 학문으로 각자의 영역을 고수한다면 SF 장르에서 경고하듯 그려낸, 인간 대신 기술을 중심으로 발전하는 하이브리드 시대가 오지 않으리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지적 활동을 테오리아(관조), 프락시스(실천), 포이에시스(제작)로 나누었다. 포이에시스에서 포이에마 곧 시(詩)의 개념이 태동하였듯, 시대와 현상에 대한 성찰을 통해 다양한 목소리를 끊임없이 내는 이 같은 활동이 곧 우리의 미래를 풍요롭게 할 것임을 이 책의 필진들은 의심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