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박사 유학생 꾸준히 늘어 중국인 80% 넘는 학부 비해 영미권·동남아·인도 등 다양 "해외 인재 유치에도 큰 도움"성균관대 이영희 에너지과학과 교수 랩(lab)에 있는 석·박사 학생 30명 중 절반 은 외국인 유학생들이다. 국적도 다양하다. 베트남,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터키, 이란, 이집트, 중국 등 10개국에 가까운 출신국 학생들이 영어로 의사소통하면서 연구를 진행한다.
이 교수는 2009년부터 우수한 외국인 유학생을 모집하기 위해 직접 해외 대학에 갔다. 한국 학생이 없어서가 아니라, 국제화된 연구실을 만들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이 교수는 2010년에는 같은 과 프랑스인 교수와 함께 루마니아, 헝가리, 프랑스 대학을 돌았다. 그리고 작년에는 베트남의 하노이공과대, 호찌민대 등을 돌면서 각 대학에서 추천하는 학생을 면접해 뛰어난 학생들을 스카우트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에 유학 오는 외국인 학생 숫자는 급격히 늘어났다. 하지만 주로 학부생들이었다. 대학들이 앞다퉈 중국 학생들을 대거 유치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외국인 유학생은 2004년 1만6832명에서 2011년 8만9537명으로 7년 만에 5배 넘게 늘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학부 외국인 유학생 증가세는 둔화된 반면, 석·박사 과정으로 유학 오는 외국인들의 증가세가 가파르다. 교과부조사에 따르면, 매년 6000~8000명씩 늘어나던 학부 외국인 유학생은 2010~2011년에는 4만4641명으로 전년보다 932명 늘어난 데 그쳤지만, 석·박사 유학생은 같은 기간 2721명이나 늘었다. 전문가들은 "석·박사 유학생의 증가는 한국 대학의 연구력이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분석한다.
중국인이 82%에 달하는 학부에 비해 석·박사 유학생들은 국적도 다양하다. 절반(9599명)은 중국 출신이지만, 베트남(1409명),몽골(1512명), 미국(591명), 인도(536명), 방글라데시(384명) 출신 학생도 적지 않다. 교과부 김진형 글로벌정책담당관은 "최근늘어나고 있는 인도 출신의 석·박사 과정 유학생들의 경우 과거에는 영국이나 미국 대학에 대부분 유학을 갔었다"며 "인도에서 삼성이나 LG, 현대차 등 한국 기업들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국 기술에 대한 평가가 좋아지고 한국 대학을 선택하는 경우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브랜드가 널리 알려진 한국의 일류 기업들이 해외의 석·박사급 인재 유치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박사 과정 외국 유학생의 경우 65%(2934명)가 이공·자연 계열 학문을 공부하고 있다. 한국 학생들이 이공계를 기피하는 현상때문에 교수들이 외국의 우수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한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성균관대 김윤배 입학처장(물리학과)은 "학부와는 달리 석·박사 과정은 대학이 나서서 유치한다고 해서 학생들이 유학 오지 않는다"며 "외국 학생들이'그 교수 밑에 가면 좋은 논문을 쓰고 졸업하면 인정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