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무장 똑똑한 도시... 광주도 큰 가능성
- 스마트그린시티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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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2-29
디지털 무장 똑똑한 도시... 광주도 큰 가능성
스마트시티는 우리에게 없는 거창하고 복잡한 기술이나, 새로운 거대 도시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다시 말해 영화와 같이 현란하고 깜짝 놀랄만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 아닌 현재 우리가 보유한 기술을 통합하여 좋은 도시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도시의 역사는 스마트시티의 과정이다. 도시는 기존 문명에 그 시대의 새로운 기술을 더하며 진화해온 문명과 문화의 누적체로 인류 역사를 상징한다. 오늘날의 도시는, 도시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그 시대의 첨단 지식과 기술, 제도를 현명하게 사용해 온 과정과 결과의 축적이다. 결국 도시의 역사는 각 시대의 스마트 도시를 만들어 온 역사라 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스마트 도시를 가능하게 한 기술과 산업을 선점한 도시들이 세계의 문명과 문화를 주도해왔다.
스마트시티의 개념은 우리 삶 속에서도 항상 존재해 왔다. 스마트시티의 핵심가치는 시대가 지향하는 환경ㆍ사회ㆍ경제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목표로, 첨단기술을 활용하여 각 도시에 적합한 건강한 성장과 다음세대를 위한 도시로의 진화를 실현해 가는데 있다. 더 적은 자원으로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어야 하고 더 적은 공간에서 더 다양하고 좋은 활동이 일어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스마트시티와 도시재생은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수요에 대응하여 모두의 행복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좋은 도시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최근 스마트시티에 세계적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오늘날의 ICT, IoT, AI와 빅데이터로 대표되는 첨단기술들의 발전 속도와 성능, 잠재력이 현재 우리시대가 직면한 각종 문제와 새로운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가능성을 급격하게 높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스마트시티는 인류 미래를 위협하는 기후변화와 도시화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한 기존 도시의 생태계를 회복하고 더 나아가 포용도시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이자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모델로 평가되고 있다.
도시 산업 기능의 회복을 통한 주거ㆍ일ㆍ여가의 도시생태계 재생
스마트시티는 도시의 생산기능, 특히 첨단제조업을 회복시켜 도시생태계를 재생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도시모델로 인식된다. 도시는 살고 일하고 또 여가와 문화를 즐기는 기능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장소이다. 주거, 일, 여가의 장소가 통합되고 균형을 이루면 교육과 산업이 촉진되어 도시생태계가 조성된다.
지난세기 도시의 공장들은 환경ㆍ사회ㆍ경제적 문제로 인하여 도시 외곽으로 이전되었다. 따라서 도시 내 주요 생산기능은 축소되었고 도시는 소비와 서비스 중심으로 재편되었다. 이미 뉴욕과 런던, 파리 등 주요 도시들의 제조업 비율은 5%를 넘지 않고, 서울 역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도시 산업 구조는 더 나은 삶과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몰려온 인재들의 기회를 감소시켜왔다.
그러나 21세기에 접어들어 디지털 기술의 혁신적 발달과 함께 첨단제조업으로 대표되는 도시 생산기능의 중요성이 재인식되고 있다. 디지털기술의 발달로 첨단제조업이 도시 내에 입지할 수 있게 되면서 도시 생산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따라서 세계 주요 도시들은 스마트시티와 도심재생을 연계하여 도시 내 첨단제조업을 기반으로 창조적 인재가 어우러진 산업생태계 회복이 지속가능한 성장과 미래 경쟁력 확보에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 말한다.
도시재생과 스마트시티를 접목한 상암 디지털 미디어 시티(DMC)는 5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한 도시 생산 공동체의 성공사례로서 널리 알려져 있다. 창업 단계의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1000개의 기업이 매년 20조의 매출과 1100억의 세수를 창출하는 지속가능한 모델이다. 낙후된 항만지역을 혁신지구로 재생시킨 보스턴의 이노베이션 디스트릭트(innovation district)는 개발 이후 약 1년 동안 700여 개의 신생기업을 창출했으며 3만 개의 일자리 창출과 연 6700만 달러의 세수가 기대되고 있다. 이들 사례는 도시 내 생산기능과 창업활동이 창조적 인재 유입의 기반이 되고, 다양한 정보와 지식의 공유를 통한 혁신 활동과 새로운 자원의 지속적 생산ㆍ축적으로 도심재생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스마트시티와 도시재생은 제조업 쇠퇴와 도심 활력 저하라는 기존의 도시문제를 해결하여 도시 생산 기능을 회복하고, 궁극적으로 주거, 일, 여가ㆍ문화의 기능이 어우러진 건강한 도시생태계 조성과 미래 세대의 요구에 대응하는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의 기반이 될 것이다.
포용도시의 가치 실현과 생활 공동체 회복
도시 내 주거지에서는 기초적 생활이 어렵다. 생활 인프라의 부족으로 안전문제와 위생문제 등 거주환경의 질 저하가 지속적인 문제로 대두되어 이로 인해 생활공동체의 붕괴가 가속화 되고 있다. 최근까지 사회적 부작용과 부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재개발이라는 전면적인 환경 교체를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왔다.
스마트시티는 스마트 커뮤니티로 주민간의 소통과 공동체의식 함양, 그리고 맞춤형 생활 인프라의 공급과 공유를 통해 도시 생활공동체를 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첨단 기술과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주민들의 수요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부족한 토지와 공간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한다면 안전문제와 더불어 주차, 쓰레기 처리 등의 기초적 생활문제를 해결하고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실효성 있는 해법을 마련할 수 있다.
특히 스마트시티는 시민 간, 커뮤니티 공동체의 소통을 향상시켜 주민참여를 보다 활성화 시킬 수 있다. 이제 디지털 기술은 장소, 시간 등 소통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홈 네트워크 시스템과 AI를 결합한 IoT 플랫폼을 저증주거지에 접목한다면 다양한 의견 제시와 상호 소통을 도와 실질적인 주민 참여와 함께 공동체 형성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또한 사람과 기계, 기계와 기계간의 소통을 통해 그간 실현하기 어려웠던 실시간 관리(Real time management)가 가능하다. 스마트시티는 거주, 일, 여가와 문화가 어우러진 도시 생태계와 생활공동체를 회복하여 포용도시 개념의 도시 재생을 실현할 수 있다.
최근 국가적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도시 재생 뉴딜사업에 있어 중요한 것은 도심 주거지 재생의 실현이다. 그동안 소외되었던 노후화된 저층주거지의 환경을 개선하여 차별 없이 모두가 접근 가능한 도시환경을 조성하는 동시에 도시의 혜택을 고루 제공하기 위해서도 스마트 시티의 도입은 필요하다.
스마트시티와 도시재생의 경험과 역량
스마트시티는 세계적으로 상당부분 검증된 미래도시의 방향이다. EU와 미국이 핵심 정책 분야로 채택하였고, IBM, CISCO, Siemens와 Google 등 세계적 기업들이 이미 상품화를 위해 경쟁하고 있다.
많은 국가와 도시, 기업들이 스마트시티에 대해 가장 경쟁력 높은 국가로 우리나라를 꼽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 도시 곳곳에는 첨단정보통신(ICT) 인프라가 설치되어 있고, 기업 및 생산 활동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곳곳에 스마트시티 기술들이 상용화 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가진 세계적인 수준의 건설 산업 역량과 ICT, IoT, 소재, 전자, 통신기술 산업을 융합하여 스마트시티라는 상품으로 패키지화하고 이를 도시재생과 연계한다면 세계 스마트시티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
스마트도시 기술과 도시재생의 가치실현을 위해 접목과 융합은 필수적이다. 좋은 도시를 만들고 가꾸기 위해서 첨단기술을 활용하는 계획태도와 정책기조가 매우 중요하며 세계적 담론을 주도하기 위해서 작은 성공사례들이 중요하다.
최근 서울시는 컴퓨터ㆍ전자제품 유통단지인 용산 전자상가를 도시재생 사업을 통하여 디지털 메이커시티로 재탄생시켜 나가고 있다. 용산 전자상가 일대에 5G와 드론, 가상현실(VR)과 같은 신산업을 유치하여 디지털 산업 및 신산업과 기존 산업의 융ㆍ복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도록 유도하고, 창업 및 교육시설, 창업주거복합시설 등의 인프라 구축이 더해져 청년 일자리와 주거가 어우러지는 도시 환경으로 재생시키기 위함이다.
상암 DMC와 용산 전자상가 재생의 사례처럼 국가적으로 추진하는 여러 사례를 살아있는 실험실(living lab)과 체험 가능한 테스트베드(test bed)화 할 수 있는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또한 광역시와 지방도시에 적합한 맞춤형 모델 마련이 필요하다. 특히 생활공동체 회복을 위한 모델은 지속가능한 도시나 포용도시의 가치실현을 위한 기초단위가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도시재생과 포용도시, 스마트시티의 융합
도시생태계를 회복하는 ‘도시재생’, 다양한 사람들이 도시에 어우러져 살 수 있도록 서로 소통하는 공동체 회복과 ‘포용도시’의 개념, 첨단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도시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수요에 대응하는 ‘스마트시티’가 융합된 모델은 현재 우리나라가 가장 유리한 여건을 가지고 있다. 이제 우리가 미래도시의 방향을 제시하고, 선도적 모델을 주도해 갈 수 있는 기회의 시점이다.
앞으로는 광주와 같은 지역적 거점에서 성공 사례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광주 일대의 혁신도시와 도시재생, 신도시와 원도심, 주민참여와 공동체 형성 등은 분리할 수 없는 복합적이고 통합적인 이슈이다. 이러한 복합적 문제는 기존의 도시재생ㆍ관리방식과 함께 스마트시티의 디지털 인프라를 활용한다면 더욱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최근 광주ㆍ전남 공동혁신도시 오픈 랩 조성사업 계획이 발표되었다. ICT 기반 에너지 융ㆍ복합 산업을 육성하고, 도시 내 지역기업 및 창업자들을 위한 개방형 실험실(open lab)을 구축하는 것으로 지역의 산업생태계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사례가 성공적으로 실현된다면 지역 경제 발전뿐만 아니라 국가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거듭날 수 있다.
이 시대가 지향하는 개방, 참여, 공유, 분배를 통해 공유경제ㆍ포용도시의 가치를 실현하고 궁극적으로 혁신지구와 스마트시티가 동시에 실현될 수 있도록 새로운 도시문화를 창출해야한다. 스마트시티와 도시 재생을 통해 기후변화와 도시화라는 세계적 문제해결에 대한민국이 앞장서고 인류의 미래를 위해 한 차원 높은 가치를 창조하는 기회로 삼기를 희망한다.
(원문 바로가기: 김도년, 디지털 무장 똑똑한 도시... 광주도 큰 가능성, 전남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