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도시, 스마트시티를 활용한 도시생태계 만들기
- 스마트그린시티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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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2-29
포용도시, 스마트시티를 활용한 도시생태계 만들기
도시는 살고 일하고 또 여가와 문화를 즐기는 기능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장소이다. 주거, 일, 여가의 장소가 통합되고 균형을 이루면 교육과 산업이 촉진되고 도시 생태계가 조성된다. 그러나 지난 세기 대부분의 도시는 제조업을 내보내고 서비스와 소비 중심의 산업구조를 형성했다. 일자리와 더 나은 삶을 찾는 청년들의 기회를 감소시켜 원도심의 활력을 사라지게 했다.
최근 들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도시의 정체성이자 경쟁력의 원천인 전통적인 원도심을 재생해 지속 가능한 미래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고자 하는 생각과 정책이 부상하고 있다. 도심 재생은 도시생태계가 회복되어 지속적으로 사람이 모여야 성공할 수 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도시에 어우러져 살 수 있도록 서로 소통하는 생활 공동체로서의 동네를 회복해가는 포용도시의 개념과, 첨단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도시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수요에 대응하는 스마트 시티(smart city)가 융합된 모델은 현재 우리나라가 가장 유리한 여건을 가지고 있다. 이를 인천의 현재 도시재생 정책과 연계하고 통합하면 그리 어렵지 않게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도시 생산기능의 회복과 스마트 시티 플랫폼
인천 원도심은 생산이 줄어들면서 사람들이 모이지 않는 곳이 됐다. 경제발전을 주도했던 전통 제조업은 부가가치를 높이지 못하고 생산성이 낮아져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다시 성장할 가능성도 낮다. 전형적인 도심 쇠퇴 업종이 되어 버린 것이다.
세계 주요 도시들은 도시 내 첨단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창업과 창조적 인재가 어우러진 산업생태계 회복이 지속가능한 성장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첨단 제조업이 도시 내에 입지할 수 있게 되면서 도시 생산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실제로 낙후돼 가는 도심을 혁신지구로 회복시킨 뉴욕을 비롯해 런던의 테크시티, 보스턴의 이노베이션 디스트릭트는 전 세계 인재들이 모이는 창조산업의 거점이자 활력 넘치는 새로운 도시문화의 발신지가 되었다.
쇠퇴에 직면한 인천 원도심도 첨단제조업을 기반으로 생산기능을 회복하고, 스마트시티 플랫폼을 조성해 여성, 노인, 청년 누구나 좋은 일자리를 찾아 일할 수 있도록 기회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청년과 혁신적 창업가들을 유인하고, 창조적 아이디어를 가진 인재들이 원도심을 거점으로 기존 산업의 고도화와 신산업의 융합을 주도하는 창업활동으로 도시재생의 새로운 엔진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인재들의 일터이자 놀이터로
창조적 인재들은 대중교통, 보행을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24시간 활동할 수 있으며, 다른 인재들과 협력적으로 일할 수 있는 장소를 원한다. 따라서 원도심은 언제든지 원하는 때에 선택적으로 일하고, 놀고, 생활할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한다. 창조적 창업활동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저렴한 비용으로 유연하게 계약할 수 있는 창업주거, 아이디어를 쉽게 실현해볼 수 있는 메이커 스페이스, 다른 인재들과 자연스럽게 만나고 우연한 협력을 할 수 있는 공유공간이 기반시설로 제공되어야 한다. 다양한 규모의 기업들이 모여 서로를 벤치마킹하고 법률·행정·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육성·지원시설과, 숙련된 전문가들과 교류하며 배울 수 있는 학습·교육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원도심에서 빠져나갔던 생산기능이 회복될 것이며 주거, 일, 여가의 기능이 조화롭게 통합될 수 있을 것이다.
동네에 기반한 주거공동체의 회복
다음은 원도심 주거 공동체 기능의 회복이다. 도시재생 이념의 하나인 포용도시는 모든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약자들을 보호하고 소통하며, 다양한 사람들이 어우러져 살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원도심의 포용도시화는 오랫동안 소외되어 온 저층주거지부터 출발해야 한다.
서구의 기초 주거구역 단위가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한 도보생활권인 ‘근린주구’라면, 우리나라는 물을 나눠 마시는 ‘우물(洞)’을 중심으로 보행거리 내 생활공동체인 ‘동네’이다. 그러나 지금은 우물이 아니라 노상주차장이 동네를 점령하고 있다. 주민공공시설이 마련돼야 동네의 골목이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가 아이들과 노인들도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환경이 된다.
주민공동시설은 우물의 역할을 대신하는 동네의 랜드마크다. 동네 공원은 주민 커뮤니티의 핵심적인 장소로 공동체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저층 주거지의 생활가로인 골목이 다시 생활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가까운 거리에 주민공동시설과 생활문화공간을 조성해야 한다.
인천 원도심 동네 주민들의 체감과 공감을 바탕으로 도시 재생이 이뤄져야 단발성 사업으로 끝나지 않고 장기적인 자생력을 갖춰 지역공동체 회복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주거환경개선과 주민공동시설의 설치는 일률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의 특성과 수요에 맞는 계획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인천 원도심의 동네들이 가진 정체성을 살리면서 지역의 현안을 해결할 수 있도록 그 동네에 꼭 필요한 것들을 맞춤형으로 지원할 수 있는 섬세하고 구체적인 계획이 요구된다.
작은 성공으로 시작해서 모두가 공감하는 도시재생으로
도시는 다양한 기능과 사람들이 어우러진 하나의 생태계다. 따라서 인천 원도심 도시재생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주거와 생산, 여가와 문화 기능이 균형을 이루는 건강한 도시생태계 조성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원도심 쇠퇴의 가장 중요한 원인인 산업을 회복시키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첨단제조업의 육성과 혁신형 창업생태계 조성이 전략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다른 여러 도시에서 보는 것처럼 도시재생은 소요 시간과 구체적 성과를 가늠하기 어렵다. 따라서 목표연도와 성과를 지향하기보다 과정의 내실화가 중요하다. 큰 사업부터 시작하기보다 작은 성공사례를 만들어 가며 모두가 공감하고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재생이 필요하다. 포용도시와 스마트 시티를 연계한 인천시 원도심 재생이 우리나라 도시재생의 대표적 모델이자 세계적 선도 사례가 되기를 기대한다.
(원문 바로가기: 김도년, 포용도시, 스마트시티를 활용한 도시생태계 만들기, 굿모닝 인천)